2000년 1월 13일 밤 10시 50분경,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와 6세 아들이 불에 탄 채 사망해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신고자는 사망한 여성의 친정과 시댁 식구들로, 이 집 부부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아, 열쇠 수리공을 불러 집안에 들어갔다가 안방에서 모자의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안방에 이부자리 위, 엄마가 아들을 뒤에서 껴안은 채 누워있었고 두 시신 모두 피부가 심하게 그을리고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누운 자리가 새카맣게 탔을 만큼 불이 났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이 화재 사고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체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부검 결과, 모자의 코에서 매가 발견되지 않았고, 코와 입으로 동시에 숨을 쉴 수 없는 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두 사람이 사망한 이후에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된다. 수사팀은 집 안에서 12월 31일 자 신문을 확인하고, 그날 오후 아파트에서 매캐한 냄새가 났었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확보하면서, 시신이 발견되기 무려 2주 전, 범행이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대체 누가 엄마와 어린 아들을 살해하고 화마 속에 가두어 놓은 걸까? 늦은 밤, 양가 식구들이 이 집에 찾아온 건, 사망한 여성뿐만 아니라 그 남편까지도 연락이 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사팀이 급히 그의 행방을 추적해 보니, 대학교 교수인 남편은 학생들과 일본으로 연수를 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일본 연수에 동행한 학생들이 불길한 얘길 전한다. 교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이 더 있었다는데, 대체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무사하긴 한 걸까? 과연 모자 살인사건의 감춰진 진실은 뭘까. 7년 후 밝혀진, 그날의 추악한 현장의 전말이 공개된다.